따스한 어느 봄날, 경치 좋기로 유명한 캠핑장을 어렵사리 예약하게 되었다.
손꼽아 기다리던 캠핑의 날이 다가왔는데, 비 소식을 전하는 일기예보가 달갑지 않다.

아쉬운대로 대책을 마련해보는 중, 매년 이 맘때 열리던 재즈 페스티벌이 문득 떠올랐다.
“올해는 즐길 생각조차 못했던 재즈 페스티벌을 나만의 감성으로 즐겨보면 어떨까?”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에 답하고자 떠나게 된 그날의 캠핑..
아늑한 텐트 속 풍경과 재즈 음악이 어우러지던 그 순간으로 떠나보고자 한다.

재즈바 감성의 텐트 내부

가구업을 하셨던 아버지 영향으로 평소에 인테리어와 소품에 관심이 많다.
이번 캠핑은 집안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인테리어 소품들과 해외 여행을 다니며 모아온 기념품을 활용하여 내부를 꾸며보았고, 동네 LP바의 느낌을 살려 주광색의 조명을 배치하였다.
물론, 텐트 안을 음악으로 가득 채워줄 스피커까지 잊지 않고 준비했다.

[장비리스트]
마샬 킬번 스피커, 오스트리아에서 구입한 모차르트 인형, 체코에서 구입한 인형, 콜맨 루미에르 랜턴, 베어본즈, 레일로드 랜턴, 스타벅스 레디백, 크로우캐년 식기류, 자라 홈 닭모양 바구니, 기타 집에서 가져온 인테리어 소품 및 식기류 등

추천하는 재즈풍의 음악

[동네 LP 바에서 신청곡으로 들어본 ‘John Legend – Start a fire’]

재즈라는 음악은 19세기 후반 미국 내에서 흑인음악과 백인의 유럽음악의 결합으로 탄생하였다.
이에 따라, 이전의 음악보다 대중성을 많이 띄게 되었고 즉흥적인 연주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하는데,
다양한 악기가 만들어내는 매력으로 인해, 감성캠핑에 적합한 음악 장르라고 생각한다.

다만, 캠핑장에서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오리지날 재즈 보다는 특유의 느낌은 살리면서도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재즈 풍의 음악을 추천한다. 이를테면 라라랜드의 OST로 알려진 John Legend의 ‘Start a fire’ 이다.
동네 LP 바에서 신청곡으로 종종 들었던 곡인데, 캠핑장에서 듣기에도 좋은 곡이라고 생각하기에 개인적으로
한번 들어볼 것을 추천한다.

소고기 한 점, 그리고 와인 한 잔

재즈 바 느낌으로 텐트 내부를 꾸미고 재즈풍의 음악까지 틀어두었는데 먹거리가 빠질 수 없었다.
이날은 특별히 백패킹 할 때 쓰는 소토(SOTO) 스토브위에 원형의 미니 로스터를 올려 소고기를 구워 먹었다.
조리도구의 부피를 줄여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긴 했지만, 작은 로스터 위에 소고기를 정성껏 구워 와인과 곁들어 먹었더니 한점 한점이 더 귀하게 느껴졌다.
개인적인 팁이라면 소고기는 참기름&소금 조합보다 생와사비와 함께 먹는 것이 더 맛있다고 생각한다. 🙂

실내에서 즐기기 좋은 보드게임

비 오는날 캠핑장에서 즐길거리는 그리 많지 않기에, 평소 빔프로젝터 혹은 아이패드로 영화를 보곤한다.
하지만 이날따라 내기 욕심이 생겨, 설거지 내기를 위한 보드게임을 준비했다.
준비한 보드 게임은 ‘펭귄 얼음 깨기’으로, 번갈아가며 펭귄이 올라가있는 바닥을 내리쳐서 먼저 무너트린 사람이 게임에서 지는 단순한 게임이다. 그 적당한 긴장감이 주는 즐거움 때문에 친구들과 내기용으로 추천한다.
여담이지만 주변 캠퍼 중에서 레트로 오락기를 들고 캠핑장에서 90년대 추억의 오락을 즐기시는 분도 봤다.
50만원을 웃도는 가격을 듣고 놀랐지만, 장비 욕심이 있는 나로서는 여전히 탐나는 물건이긴 하다.

아웃도어 활동인만큼 캠핑에 있어 날씨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크다.
다만 아무리 날씨가 좋지 않더라도, 텐트 밖이 아닌 안에서라도 즐길 수 있는 소재를 잘 준비해간다면 궂은 날씨 속에서도 여유롭고 행복한 캠핑을 즐기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비록 몇달 전부터 예약한 ‘뷰 맛집’ 캠핑장의 경치는 즐기지 못한 날이었지만, 텐트를 툭툭 치는 빗방울 소리와 재즈 음악, 소고기와 와인이 함께했던 그날의 분위기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